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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채원연구소공감]대표 :: 세종이야기꾼 :: 실록연구자 :: 소통 디자이너 :: 010-8014-7726 :: chewonoh@gmail.com 오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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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의 공식 일정을 오늘 마쳤다.

그리고는 방앗간에 들러 티라미수와 밀크티 달달 만찬으로 종무식을 거행했다.

휴우. 사무실에서 지난 2주간의 강의를 찬찬히 복기하며 한숨을 길게 뽑아본다.



"아이들이 취업한 이후에 살아남지를 못해요. 힘들게 들어간 회사를 6개월에서 1년만에 때려친다니까."

단국대학교 SW디자인씽킹센터의 자문회의에 참석해 센터장님의 말씀을 듣고는 이렇게 답했다.

"지루~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마음먹고 지루~한 수업을 기획하였다.

고려와 조선 시대의 '독서토론' 수업인 경연經筵을 기본 구조로 취하고, 세종실록에서 사례를 가려 뽑아, 2주간 3회 9시간의 워크숍으로 구성하였다.

갑자기 맡게 되어 시간이 촉박하였지만, 여차여차 워크북도 제작하였다.

큰 주제는 '내 삶의 주인되기' !


애니메이션, 실록, 신문 기사 등을 함께 읽고, 자신의 해석과 느낌을 글로 쓰고 대화하며, 삶을 공유하길 바라며 2주간의 수업을 진행했다.

'나의 생각과 욕구가 가만 보니 내 것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에 갑자기 뒤통수가 서늘했다는 학생.

런저런 아는 척을 해대지만 실은 몸부림치고 있는 중이라 고백하며, 나 또한 근래의 내 삶을 함께 돌아볼 수 있었다.     

발 동동거리는 일정 속에서 이 수업을 맡게 되어, 더 탄실하게 준비하지 못한 아쉬움이 종종 올라왔지만, 그래도 나를 향해 끄덕 혹은 미소를 보내주는 이들이 있어 감사했다.


당초 이곳의 센터장님은 '미네르바 스쿨과 같은 코스를 만들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지혜의 여신인 미네르바의 어깨에는 올빼미가 앉아 있다.

헤겔이 '미네르바의 올빼미는 황혼녘에 날개를 편다'고 했던가?

난 헤겔을 잘 모르지만, 너무 어두워지기 전에, 아니 그 이후에라도 사람과 삶을 철학하는 일, 그것이 내 당면 과제라는 생각을 더불어 해본다.


Posted by 오채원

[동구릉에서의 실록강독] 4주 과정이 끝났다.

동구릉 내 건원릉의 주인인 태조의 이야기를 태조실록, 태종실록, 세종실록, 연려실기술, 선원계보기략 등 다양한 자료를 통해 읽어보았던 시간.
아울러 세종에 대한 이해를 더할 수 있어 유익했다.
완죤 사심 충족의 시간ㅎ

빡빡한 일정 속에서 교재까지 제작하느라 울고 싶은 때도 있었지만, 나 스스로가 재밌어서 몰입한 시간이 더 길었다.
수강생들이 대체로 실록을 처음 접한 분들이라, 역사적 배경, 용어, 관직 등에 대한 설명을 요즘 개념으로 풀어드리고자 애썼다.
또한 큰 틀을 이해시키며 실록도 구절구절 읽어내야 하는데, 4주라는 길지 않은 시간이 주어진 터라, 내용 구성에서도 고민을 좀 많이 했다.

책걸이 떡을 먹으며 소감을 나누는데, 나만 아쉬운 것은 아닌가보다 하는 생각에 감사했다.
그리고 이 과정의 시작과 끝을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내년에는 수강생 자신의 이야기를 발굴할 수 있는 시간을 보다 더 많이 만들어가고 싶다.



Posted by 오채원

조선 최악의 자연재해로 기록된 17C 경신대기근(1670술년-1671해년). 이때 인구의 1/10이 사망했다고 한다.
여기에는 다소 못 미칠 지 모르겠지만, 세종대에도 큰 기근이 세 차례 있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세종 재위 26년 되던 해에 찾아온다.


'
나물만 먹은 낯빛'으로 들판을 뒤덮은 백성들.
굶주린 사람들이 흙을 파먹는다는 보고.
구휼의 미비를 임금께 고하여 견책을 받을까봐 길거리에 백성들을 못 나오게 막은 관리.


우연히 하늘의 재앙을 만나더라도 사람의 힘으로 구제할 수 있다(세종 26/7/25), 즉 ‘하늘이 내리는 바는 어찌할 수 없지만,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은 다 해야 한다는 소신을 평소부터 밝혀왔던 세종.

그는 세법인 공법貢法을 손보고,
민간 구휼 창고인 사창법 社倉法의 도입을 논의하고,
치수를 위한 저수지 건설을 고려하고,
백성들의 일상에 영향이 가장 큰 공무원인 수령들의 정신교육 등을 실시한다.
세종에게는 위기가 (시스템 및 사람을 점검하고 혁신하는) 기회였다.


경신대기근 참고 기사 :

http://www.ddanzi.com/ddanziNews/134074538

http://www.ddanzi.com/ddanziNews/134361707



Posted by 오채원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황금색을 무척 좋아하는 터라, 트럼프타워에 이어 백악관 내부도 황금색으로 도배했다는 보도를 종종 접합니다.

사실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황(금)색은 황제의 색입니다.

오행五行에서 중앙[土]에 해당하는 황색은 황제 의복의 색이라, 외교적으로 제후국의 형식을 취했던 조선에서는 임금도 원칙적으로 입을 수 없었답니다.

그후 고종이 대한제국의 황제로 등극하며 황금색 옷을 입게 됐습니다.


임금이 병조 판서 한확(韓確)·예조 판서 김종서(金宗瑞)·우참찬 이숙치(李叔畤)에게 이르기를 "고려 공민왕 때에 참람되게 십이장(十二章)의 옷을 입고, 모든 물건은 다 황색(黃色)을 사용하던 것을 태조께서도 다 개혁하지 못하였다가, 태종조(太宗朝)에 이르러 황색 사용을 금지함이 엄중하고 분명하게 되었음이 전장(典章)에 실려 있다. 오늘에 이르러서도 궁중의 복식(服飾)으로 간혹 황색을 사용한 것이 있으나, 궁중의 일이야 고치기 무엇이 어렵겠는가. 중앙·지방의 모든 남녀(男女)의 누렇게 물들인 의복을 엄금함을 거듭 밝히는 것이 어떻겠는가." 하니, 여러 사람들이 말하기를 "헌부(憲府)로 하여금 금단(禁斷)하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세종 26/#7/23)

-

사헌부에 전지하기를 "누른 빛깔은 참람되게(황제의 예도를 침범하여) 사용할 수 없으므로, 그것을 금단하는 법이 《속전(續典)》에 뚜렷이 실려 있는데도, 지금 양가(良家)의 부녀와 여기(餘妓)·공사 천인(公私賤人)까지, 혹은 노상(路上)이나 연회에서 황색(黃色)으로 물들인 옷을 드러내 놓고 착용(着用)하며, 신부(新婦)가 동뢰(同牢)하는 날과 처음 시아버지와 시어머니에게 뵈일 때에도 다황색 옷을 착용하기에 이르렀으니, 지금부터는 엄격하게 금함을 거듭 밝히고 착용하지 못하게 하라." (세종 26/#7/24)


* 관련 기사 :

http://news.joins.com/article/21167350


http://www.edudonga.com/?p=article&at_no=20151203093935805986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574640&cid=59022&categoryId=59022



Posted by 오채원

돼지고기는 그 누린내 탓에 즐기지 않을 뿐더러, 체질상 맞지 않아 소화도 안 되는, 내게는 슬픈 음식이다.

관련 기사를 실록에서 발견하곤 눈이 번쩍


명 황제가 내관(內官) 구아(狗兒)를 불러 말하기를 ‘조선인(朝鮮人)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으니, 광록시(光祿寺황실의 음식 담당)로 하여금 쇠고기와 양고기를 공급토록 하라.’ (태종실록 17년 윤5월 8일)


도승지(비서실장) 조서강(趙瑞康)이 "우리나라 사람이 돼지고기를 즐기지 않사오니" (세종실록 25년 3월 4일)


지금은 회식 자리의 단골 메뉴이건만, 조선시대에는 돼지고기를 잘 먹지 않았나보다. 

대체 언제부터 우리는 돼지고기를 즐기게 됐을꼬?

알쓸신잡 경주 편을 보다가 일부 실마리를 잡았다.


황교익 선생님 왈 "대규모 양돈산업은 일본에 수출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거다. 일본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고기를 먹기 시작하면서 돼지를 키워야했다. 그런데 돼지를 키우는 것은 배변물 처리가 문제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키우게 한 것이다. 자기네들은 안심, 등심만 가져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삼겹살, 족발, 머릿고기 등만 먹게 된 것" 


* 참고 : 매일경제, [툭-tv]‘알쓸신잡‘, 한국인들이 삼겹살 많이 먹게 된 이유, 2017-07-01

http://star.mk.co.kr/new/view.php?mc=ST&year=2017&no=440692



Posted by 오채원

{동구릉에서의 실록강독} (구리시 주최, 문화예술감성단체여민 주관)목요반 두 번째 시간.

아침부터 건원릉에 인사 드린 덕분인지, 태조의 호랑이 기운이 뻗쳤다ㅎ


오늘은 태조실록을 총서 중심으로 읽어나갔다.

황산대첩, 요동정벌, 위화도회군 등을 거치며, 고려의 한 지방의 '군인 이성계'에서 국민적 '영웅 이성계' 그리고 조선의 '임금 이단李旦'으로 전환해가는 장면들.


그 속에서 덕업을 널리 보이며 민심을 획득해나가는 태조의 모습이 펼쳐졌다.
태조실록은 여타 실록과 성격 및 스케일이 다르다.
마치 오디세이, 영화 <300>, 반지의 제왕 등의 스펙터클 서사시와 같다(완죤 남자다잉~).


강독을 마친 후 사무실로 향하다 따끈한 차가 고파졌다.
방앗간에 들러 몸을 녹이며 하루를 반추해본다.
감사한 만남이 이어졌던 오늘.
책에 줄 그으면서 함께 읽어나가는 느낌이 좋다는 수강생 분들의 피드백을 떠올리며, '공부의 맛'에 대해 생각해본다.


Posted by 오채원